작성일 : 06-04-03 11:36
동해안 1천리를 가다 - 대진 어촌체험마을 운영자 최억씨
조회 : 15,197
글쓴이 : 보트랑
http://boatrang.com/gnu/cm_free/42
◇ 영덕 영해면 대진1리.
눈부시게 펼쳐지는 백사장과 그 백사장 끝으로 둥글게 이어지는 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동해안 최고의 절경을 만들어 낸다. 이 마을의 대표적인 명소인 대진해수욕장은 전국환경단체로부터 전국에서 바닷물이 가장 깨끗한 해수욕장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바닷속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마을 앞바다에는 암초가 많아 경치뿐 아니라 다양한 수심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수준별로 다양한 스쿠버다이빙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강습을 받으려는 수강생들이 즐겨 찾는다.

이 때문에 지난 2002년 이 마을은 전국 최초로 해양수산부 지정 '어촌체험마을'로 선정됐다. 어촌체험마을은 '잘사는 수산업인, 살기좋은 어촌'이라는 구호 아래 탄생됐다. 어촌에 어업 외 소득을 증대시켜 어촌경제를 활성화시키자는 것. 이에 따라 대진 1리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해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어민들과 함께 다양한 어촌체험을 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최억 씨가 운영하는 어촌체험마을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스쿠버다이빙으로 수심 5m의 바다 세계를 경험하고, 낚싯대만 던지면 물고기를 마음껏 낚아 올릴 수 있는 바다낚시, 물고기와 우렁쉥이, 미역 등 신선한 해조류를 직접 채취해 먹을 수 있는 양식업 체험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7번 국도를 따라 달리다 보면 영덕군 영해면 대진리의 푸른 바다와 맞닥뜨리게 된다. 이곳은 '관광영덕'과 '그린영덕'을 지향하는 영덕군의 자랑인 대진 해수욕장과 어촌체험마을이 조성돼 있다.

해양수산부가 지난 2002년 전국 최초로 어촌체험마을로 선정, 건물과 주차장 부지 등을 조성한 이 체험마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사람이 최억(45) 씨다. 체험마을의 운영자로 바다가 좋아 바다에 산다는 그는 '해신령'을 자처하며 대진바다를 지키고 있다.

최 씨는 마을에서 독특한 '괴짜'로 통한다. 대구공고를 졸업한 뒤 등산에 빠져 전국을 떠돌아 다녔고 지금의 아내도 산에서 인연을 맺었다. 그런 그가 이젠 산을 뒤로하고 바다에 미쳐 있다. 여기에는 이런 이유가 있다. 웬만한 유명산을 섭렵한 최씨는 당연히 외국으로 눈을 돌렸고 산사람이면 누구나 꿈꾸는 히말라야 등반을 계획했다. 이 꿈은 지난 1988년 히말라야 등반을 눈앞에 두고 좌절됐다.

최 씨는 그냥 "복잡한 사정이 있었다."고 말할 뿐 이 때를 기억조차 하기 싫어했다.

산과 갑자기 멀어진 최 씨는 스쿠버다이빙으로 돌아섰다. 산을 다닐 때도 틈틈이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던 터라 주저없이 바다로 뛰어들기로 하고 1990년부터 본격적으로 매달렸다. 대한수중협회로부터 수중다이버 강사자격증도 따냈다.

때마침 해양관련업을 하는 대구의 선배를 따라 영덕에 왔다가 영덕의 바다에 푹 빠져 그 길로 영덕에 주저앉았다. 그 때가 15년 전이다. 이젠 영덕사람이 다됐다. 큰 딸을 빼곤 3명의 딸이 모두 영덕에서 태어났다. 최 씨는 "지금의 국가 인구정책에 가장 잘 협조하고 있는 국민 아닙니까?"라며 웃었다.

성공하는 사람은 뭔가 다른 법인 모양이다. 최 씨의 특기는 한번 보면 금방 배울 정도의 눈썰미와 손재주다. 바닷가에서 먹고 살아야 했기 때문에 11년 전부터 우렁쉥이 양식업을 시작했다. "술안주로만 먹던 우렁쉥이를 키우기 시작하니 이상하데요.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어깨너머로 배우고 책을 통해 밤낮으로 공부했습니다."

그랬더니 운도 많이 따라주더란다. 양식으로 돈을 제법 벌었다. 지금도 대진앞바다 5.5ha에서 연간 5천여만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폐사율이 높은 우렁쉥이 양식의 특성상 큰 돈을 벌기가 쉽지 않았지만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스쿠버다이빙 실력을 양식현장에 100% 활용, 큰 덕을 보고 있다.

일반 어민들이 내려가 보지 못하는 바닷속을 자신은 마음대로 헤집고 다닐 수 있기 때문에 수중에서 양식되는 우렁쉥이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고 다른 이들보다 폐사율이 적었다.

큰 부자가 됐을 법도 하지만 남은 것이 없다. 이번엔 어촌체험마을에 쏟아붓기 때문이다. 연 수익의 절반 가량을 어촌체험마을 프로그램 만들기에 정성을 들이기 때문이다. 최 씨는 해양수산부가 선정한 대진리 어촌체험마을 운영자지만 말이 운영자이지 모든 것이 사비로 채워진다. 정부의 지원은 어촌체험마을 건물 1채였고 나머지 프로그램짜기나 체험장비 구입 비용은 모두 자신의 몫이다.

보트 한 척만 해도 5천만 원이 넘고, 고무보트는 1천800만 원이다. 엔진이 고장이라도 나면 수리비만 500만 원이다. 스쿠버장비도 400만 원대가 넘는다. 제대로 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면 장비 보강이 급선무고 이는 모두 자신의 부담으로 돌아 온다. 그래도 최 씨는 이 프로그램을 고집하고 있다.

"단순한 것이 죄라면 죄죠. 바다가 정말 좋습니다."라며 최씨는 웃었다.

그는 이런 프로그램들이 형식에 그칠까 고민하고 있다. 지속적인 투자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체험마을이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최 씨는 "어민들의 어업외 소득을 증대시켜주기 위해 정부가 추진한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어민들에게 자체적으로 꾸려나가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되죠."라고 서운함을 표시했다.

최 씨는 자비를 들여 필리핀과 이집트 홍해 등 선진 해양레포츠 시설들을 둘러보았다. 아는만큼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아내의 불만이 많았죠. 4명의 딸을 둔 가장이 생계보다는 체험마을에 더 신경을 쏟고 있으니까 당연할 것입니다. 또 장비 구입에 돈을 쓰지 않고 저축을 했다면 지금쯤 편안하게 잘 살 수도 있었겠지요. 이젠 민박을 꾸리면서 제일 든든한 후원자가 됐습니다만…."

아내에 이는 또 다른 즐거움은 마을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체험마을에 반신반의했던 마을 주민들은 체험을 위한 관광객들이 많이 몰릴수록 소득도 덩달아 올라간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최 씨가 관광객들을 아내가 경영하는 민박집만 고집하지 않고 골고루 분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 씨는 "대진리는 스쿠버다이빙과 바다낚시, 제트스키, 양식업체험 등 다양한 해상레포츠를 체험하기에 전국에서 가장 좋은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단순한 당일치기 체험이 아니라 2, 3일을 머물며 체험할 수 있도록 도로와 숙박시설 등 기본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최 씨는 올 여름 대구·경북 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휴가를 가지 말고 대진리에서 자녀들과 함께 어촌마을체험을 해보기를 적극 권유하면서 말을 맺었다.

영덕·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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