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에게 - 팜코브 마리나를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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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23,562
글쓴이 : 에이스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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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oatrang.com/gnu/boating_sketch/187 |
.. 우리가 처음 만나기로 했던 포트러더델에서는 서로의 위치를 가름하지 못하고 있었다. 한동안 핸드폰을 들고 보트 쇼룸을 헤맨 뒤에 업무상의 의례적인 만남이 시작되었다.. 그래서 였을까... 젠슨비치에서 새벽길을 두 시간 넘게 달려갔던 포트러더델 보트 쇼는 유독 사람들이 붐볐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많은 요트 브로커들을 만나보면서 느낀 것은.. 100% 백인들이었다는 것과... 동양인을 처음 대한다는 99% 였다. 그래서 너와의 만남도 다른 이들에게 처럼 100%들과의 실적을 의도적으로 들추어내야 했었다.. 그러나 너를 만나서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의식적인 배려가 아닌.. 사람들에 대한 깊은 관심과 신뢰가 배어나오던 너였다. 그 때문이었을까.. 얼마 지나지 않아서 우리는 오랜 동안 거래를 해왔던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요트에 관한 업무에서는 특히 신뢰가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너른 요트시장을 가진 곳을 다니면서 느낀 것은.. 연록 있는 딜러나 브로커들은 그렇게 사람을 편하게 만들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십 대 후반부터 캘리포니아의 롱비치를 기점으로.. 태평양의 멀고 너른 지역까지 항해를 경험했던 너였기 때문일까.. 남다른 혜안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미동부에서 시작해 대서양을 건너.. 수많은 유럽의 포트들을 섭렵하면서 살아왔던 너였다.... 40여일을 고민했던 육상운송을 직접 해상으로의 이동으로 결정한 것은 너의 그 탁월한 안목이었다.. 우리는 동부해안을 따라 600마일의 항해준비를 시작했다. 인터코스탈 워터웨이였다 ... 한 달을 훨씬 넘게 체류했던 젠슨비치를 출발하려 할 때.. 토니블레어의 눈시울이 붉어졌었다.. 나 역시.. 무거운 결정을 함께 하면서 지낸 남자들의 감정을 실감하게 되었다.. 출항 후 첫 항로였던 인디안리버로드는 내게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서부 캘리포니아 카타리나 섬의 항로와는 사뭇 다른.. 인터코스탈 워터웨이의 항해법을 익힐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수 없이 교차하는 요트..보트들과의 지켜야 할 묵시적인 예의들.. 헤아릴 수 없이 많던 bascule bridge (도개교) 를 지나는 방법들... 나는 유능한 캡틴과 함께 항해수업을 하는 선원이 된 듯했다... 대부분의 날들이 그랬지만.... 하루 종일 북쪽 항로를 향한 항해에서 우리는 점점 더 많은 것들을 알 수 있었다... 세계 일주를 하듯 살아온 너의 삶의 단편들이 우리의 항로위에 펼쳐졌다... 바다를 향한 마음 ..보트와 요트에 대한 무한한 동경들은.. 우리를 오랜 동안 함께 항해를 해온 사람들로 만들어 주었다.. 장거리 항해를 위해 준비해야할 것들..갖추어야 할것들을.. 너는 빠짐없이 내게 일깨워주었지만.. 또한 항해 중에 만난 문제를 해결하는 명민함도 보여 주었다 해가 저물고 야간항해를 해야 할 때쯤이면 우리는 마리나를 찾아서 하룻밤을 쉬어가곤 했다.. 성 오거스틴 마리나를 찾아서 정박을 하려했던 저녁을 잊지를 못한다. 가장 긴 시간 동안의 야간항해였었다... 인터코스탈 워터웨이의 야간 항해자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이는.. 그 항로는 다시 한 번더 시도 해 보고 싶게 한다.. 마리나에는 많은 항해자들이 머무는 곳이었다. 멀리 북동부의 메인 주에서부터 출발한 노부부를 만나.. 보스턴과 뉴욕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 인터코스탈 워터웨이 일주를 한다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머물던.. 고도인 성 오거스틴 시티의 저녁시간을 빼놓을 수 없다.. 고풍스런 오랜 역사를 지닌 도시의 밤거리에서는..동양에서 온 이방인을 쉽게 받아줄 수 없었다.. 그러나 너의 소개로 많은 사연들을 가진 성 오거스틴 거리에 한껏 빠져볼 수 있었다... 어느 레스토랑에선가..무명가수의 노랫소리가 은은하게 울려퍼지고 있는.. 고도의 거리에서.. 우리는 오래전 이곳을 지나온 항해자들의 모습을 볼 수도 있었다... 몇 날이고 더 묵고 싶은 성 오거스틴 시티를 떠나야 했듯 .. 플로리다 동부 해안을 끼고 오르면서..해질녘에 만난 마리나를 출발해야 했고.. 다시 새로이 머물 수 있는 정박지를 만나야 했다.. 수많은 마리나에는 항해를 하면서 휴식과 정비를 위해 정박한 이들이었지만 그들의 정박과 출항은 모두가 생활이었고 삶이었다. 자신의 보트 옆에 정박한 사람들은 곧바로 네이버가 되었다.. 그 때문에 마리나 에서는 누구든 쉽게 친해지곤 했다.. 그들은 헤어짐이 아쉬워 그 비좁은 마리나 푼툰 위에서 파티를 벌이기도 하며.. 저녁이면 자기가 지나는 항로며 지나야 할 항로를 인터넷으로 교신을 하곤 했다.. 조지아 주를 들어가기 전 플로리다의 마지막 정박지였던.. 잭슨빌 비치의 팜코브 마리나를 나는 또한 잊지를 못한다. 자신들의 마리나를 사용하는 동양인이 처음이라며... 환대하는 사람들의 관심과 친절한 배려는.. 지금까지의 미국 체류 중에 기억에 남는 곳이 되고 만다... 나는 요즈음... 살아오면서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들과 공유된 시간이 많을수록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후한 인심과 선함 보다는.. 덕이 있으나 냉철함이 있는 그들이라는 생각을 한다. 남을 위한 배려가 돋보였고 긍정적인 시각을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우선적으로 그들에겐 신뢰가 돋보였다... 그래서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것이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많은 문화적 차이가 우리에게 가로 놓여 있었다. 그러나 너의 풍운아 같은 삶이 주었던 다양한 문화의 경험이 .. 많은 것을 생략하게 해 주었다... 또한 너의 뛰어난 지성과 덕망이.. 낯선 이방인을 편안하게 해 주었으며.. 무사히 모든 업무를 마칠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요즈음 해빙이 되어.. 항해가 가능해진 전곡항마리나에서 정박을 하고 있다... 좀 더 날이 풀리게 되면.. 너를 만날 수 있는 항해를 다시 시작할 것이다.. 그래서..잭슨빌의 그 팜코브 마리나에서 벌이는 푼툰파티에서.. 다시 너를 만나고 싶다... 2010년 2월 하순 ... 전곡항마리나에서 from.. Jay... [이 게시물은 에이스보트님에 의해 2010-02-25 20:06:43 Adviser Diary에서 복사 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