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9-08-20 09:43
장거리 항해시의 구급대처 장비
조회 : 16,872
글쓴이 : chris
https://boatrang.com/gnu/boat_info/120

육지에서는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지만
바닷가에선 그래도 바람이 상큼하게 불어오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각 포트마다 주말이면 출항을 준비하는 레저선박들이 즐비하네요.

지난 주말 전곡항에서 함께 출항을 했던 한 선장님 말씀에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즈음이면 조황이 나빠져서 피싱을 즐기는 보트들은 평소보다 멀리까지 출항을 한다네요.

그 선장님께서도 이즈음이면 맘먹고 장거리 항해를 다녀오곤 했답니다.
어느해인가 마침 연휴도 되었고 날씨도 좋은것 같아서 지인들과 함께 들뜬 마음으로 출항준비를 했었다네요.
먼 바다라고 할 수 있는 거리까지 항로를 정한 것은 좋았던 날씨뿐만 아니라
평소보다 훨씬 더 좋은 조황탓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은 달라져 있었습니다.
먹구름이 끼면서 심상치 않은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전날의 조황만 좋지않았더라면 그냥 다수의 의견대로 회항을 하였을지도 몰랐습니다.
헌데 얼마만에 만나본 조황이었던지 선장님의 마음을 어제의 행운이 붙잡고 말았습니다.
날씨가 더 나빠져서 비바람이 쏟아질때까지 욕심을 부리다가 회황을 결정했을 때야 비로소
너무 멀리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선장님이었습니다.

바람까지 가세한 파고는 배를 삼킬듯 높아져 있었습니다.
조류의 방향이 수시로 변하는 바람에 파도의 방향도 일정하지 않고 키를 잡고 있는 선장님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바람까지 합세를 할때면 승선원중에서는 놀라서 소리를 내는 상황까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오래전의 경험담을 들려주시는 선장님의 표정에서는 그 상황에서의 긴박함이 읽혀지고 있었습니다.
다행으로 노련한 선장님이라서 무사히 귀항을 할 수있어지만 무모했던 지난 날을 반성하는 듯
후배인 크리스에게 조언을 주셨습니다.


여러분은 이와 비슷한 경험이 없으셨나요?
보팅 경험이 많으신 선장님들께서는
이러한 위급한 상황을 많이 경험하셨으리라 생각되네요.

그런데 그 날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선장님의 항해능력도 있었지만 평소에 배를 잘 관리하고 정비하는
습관을 가지신 덕이었다는 말씀이 이어졌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선장님과 함께 항해를 마치고 뒷풀이 시간에
그러한 상황에서 -장거리 항해시에 필요한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하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우선 선장님은 위급한 상황에서는 캡틴이 가장 침착함을 잃지 않아야 한다더군요
키를 잡은-그 배를 가장 잘 아는- 선장의 태도는 승선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선장의 표정에따라서 위급한 상황일 수록 천당과 지옥을 오가게 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다음은 그 날 선장님께서 주셨던 귀중한 조언을 나름대로 크리스가 정리한 내용입니다


1. 먼저 주위보가 내려진 바다에서 보트가 추진력을 잃었을때 대처하는 방법을 여쭈어 보았습니다

가장 위험한 순간중에 하나가 높은 파도와 바람속에서 엔진이 작동되지 않을 때라고 하더군요

큰 파도가 몰려오는데 당신의 배가 추진력을 잃는다면?





* 앵커를 사용하여 배의 바우쪽으로 파도와 바람을 맞게 해야합니다.

일반적인 앵커는 잘못 사용했다가는 배의 복원력을 제지하는 역할을 해서 더욱 위험할 수 있다는 군요.
안전하게 사용할 수있는 씨앵커를 추천하더군요.
파도에의해 배의 복원력을 잃지 않을 길이로 사용하여야 한답니다.
파도가 없는날은 일반 앵커를 길이를 길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하면 배의 측면이 파도에 맞지 않도록 도와주며 바우쪽이 파도를 맞도록 해주어서
위험한 상황을 면하게 할수 있다고 하네요.




2. 배터리가 점점 약해진다거나 겨우겨우 연명해 감을 느낄 때는?

* 포터블 충전 점프 스타터 --- 슈박스보다 부피가 더 작은 이것이
당신과 가족의 안전한 귀항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밧데리 모니터는 어느 정도 선 아래로 방전되면 알려줍니다.)




3. 프로펠러가 망가졌거나 셰프트 주위에 뭔가 걸렸을 때는?

* 스페어 프로펠라 --- 아주 중요한 필수품. 교체시 필요한 연장도 반드시 챙겨두세요.
* 미니 압축공기통, 마스크, 핀, 스노클 그리고 나이프--- 아주 큰 배에는 풀 탱크의 산소통을 비치하구요.

4. 큰일 났습니다. 배에 물이 찹니다. 물론 밖에서 물이 들어와서겠죠.
원인이 파도 때문이라면 노련한 운전기술이 더 많이 필요하겠구요.
헐에 문제가 있을 시는?

* 아주 긴 로프 --- 구멍이 나거나 금이 간 곳을 중심으로 헐을 묶어, 물이 들어오는 것을 최소화 합니다.
* 고성능 수동 펌프 --- 모든 배들이 꼭 지녀야할 필수품입니다.





5. 더 이상 못견디겠네요. 빨리 구조를 요청하거나 배를 탈출해야 겠습니다.

* 구명조끼 --- 당연히 입고 출발하셨겠지만, 다시 한 번 더 점검하고 비상시를 대비합니다.
* 구명정 --- 특히 먼 바다로 오랜 기간 항해를 할 예정이라면 자그만 구명정은 필수로 준비해야 합니다.
문제는 두 가지...공간과 비용인데요, 싣고 다닐 공간만 있다면 투자하시는게 현명한 일입니다.
* 적재된 GPS이외에 들고 다니는 GPS
* 포터블 VHF
* 핸드폰 --- 근해일 때 도움을 청하기에 가장 좋은 장비


(손에 들고 다니는 전자 장비들은 구명정을 탄다거나 할 때 너무나도 값지게 쓰인답니다.)






6. 만일 당신이 꼼짝 못 하고 구조요청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는데
통신장비조차 여의치 못하다면?

* 비상식량 --- 오랫동안 도움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우선 비상 식량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식음수, 쌀, 라면, 포터불 게스, 코펠, 건포도 등의 말린과일, 견과류...

7. 언제든 쓸 수 있게 가까이 둬야 할 필수품 중 으뜸은?

* 여러 가지 길이와 굵기의 로프 --- 쉽게 묶을 수 있게 끝에 고리를 지어둔 번지점프도 가능할 정도 길이의
로프는 큰 어선크기의 배에서 작은 딩기 싸이즈의 보트에 이르기 까지 유용하게 쓰입니다.
여러 가지 독라인을 언제나 구비해 다니시구요. 특히, 토우가 필요할 경우엔 필수적이므로 토우라인을
준비해 다니는 것도 잊지 마세요.

8. 이 밖에 선장님이 꼭 채크하셔야 할 품목들은?

* 스파크 플러그세트와 워터펌프 수리도구
* 여분의 호스와 호스를 연결하는 클렘프 그리고 벨트 --- 어떤 배를 소유한 선장님들도 이것을 최상위 품목으로 두셔야 합니다.
* 각종 필터 --- 유수 분리 필터, 연료필터, 오일필터
* 여분의 오일 --- 유압오일 등
* 스페어 전구, 퓨즈, 펌프에 들어가는 임펠러
* 펌프 --- 스페어 빌지 펌프, 프레시워터 펌프
* 여러가지 테이프 --- 덕테이프, 절연 테이프, 벨크로, 샌드페퍼
* 가지가지 페스너, 렌치, 실톱, 자르는 도구들
* 여러 전선들
* 에어컨 호스및 여분의 에어 필터
* 진공형태의 화장실에 필요한 펌프 벨브

자기 자신이 설치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것만 가지고 다니기 쉽상인데요. 유능한 기술자를 만나 필요한 물품을
교체하려는데 스페어가 없다면 좋은 기회를 놓치게 되는 거겠죠. 필수 물품들을 잘 체크해 보시고 즐거운 항해를
방해받지 않는 철저한 준비를 하시기 바랍니다.


배의 크기가 28피트냐 아님 58피트냐에 따라 가지고 다닐 수 있는 필수 품목들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는 얘기죠. 너무나 많은 장비들과 백엎 시스템이 더 큰 배 안에 장착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구요.
25피트에서 40피트사이의 크루징요트를 설계하는 사람들은 생활공간과 적재공간을 어떻게 최대한 편리하게 공급해 줄까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며 구석 구석 풀로 다 사용하려 노력합니다. 그 숨겨진 공간 공간들에 우리가 가지고 다닐 수 있는
가장 필수적인 물건들을 살펴 봄으로써 장거리 항해에도 대비해 보는 시간을 다시 가져보려 합니다.
필수 품목들을 잘 준비해 가지고 다니는 것이 행복한 항해를 가름하는 척도가 된다는 것은 경험 많은 선장님일 수록
잘 아실 것입니다.


그리고 어떠한 일이 있어도 놀라지 않는 자세는 선장으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이라고 하시더군요


그럼 오늘도 즐거운 항해가 되시기를 빌며...
전곡항에서 보팅에 빠져서 쌔까맣게 익은 크리스가...


[이 게시물은 에이스보트님에 의해 2009-08-20 09:47:19 요티의 꿈 크리스따라잡기 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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