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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에이스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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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oatrang.com/gnu/voyage_log/30 |
피셔맨에게도 이 겨울은 기다림으로 점철되어 있지만
보티언 역시 일상의 시간에 바다를 품고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는 즈음입니다 그럴진대.. 보티언이기 전에 연록 깊은 낚시꾼으로 서인 선장님께서야 유달리 더 긴 겨울을 지내고 계시겠지요.. 어제는 오랜만에 보트와는 관계가 이어지지 않는 지인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주말의 대부분을 보트와 보팅으로 인해 그들과 만날 수 없었음을 두고 마치 감추어둔 애인이라도 있는 냥 원성을 표하기도 했지요... 보트가 차지하는 일상의 부분이 평이함을 넘어서자 그들에겐 연인을 향한 애정과도 다르지 않아 보였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어느 지인들 못지않게 보티언들끼리 돈독해지는 이유가 설명되었지요.. 오롯이 바다와..보트를 향해있다는 하나만으로.. 범속한 지연을 충분히 넘는 연대감을 주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런 상념이 이어지면서.. 문득 선장님을 처음 만날 수 있었던 날이 생각납니다.. 아무런 세속의 연결고리도 없이... 바다 위에 함께 떠 있다는 것만으로 많은 것들이 생략되어 버리고 함께 할 수 있었지요.. 그렇게 바다 위에 있다는 것은.. 방대한 바다위에 떠 있는 쪽배의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었지요. 그리고..고밀도의 집중과 최고조의 몰두로 낚싯대를 드리웠지만.. 거대한 바다속 심연으로부터 우리는 한없이 낮아지는 법을 끌어올리고 있었지요... 어느 날은 준비없이 만나게 된 풍랑과 맞닥뜨려 생명선을 위협받으면서.. 또한 많은 것들을 버려야 함을 깨닳게 해주었지요... 아이들과 어우러지려면..아이들의 시선으로 가야한다 했습니다.. 자동차를 잘 다루는 선수를 보면 자동차의 인식코드로 도로를 보더군요. 바다에서..그리고 보트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바다를 향해 가까이 갈 수 있다면.. 하여 바다를 흉내 내거나 닮을 수만 있다면.. 우리는 바다를 향한 이 지독한 익애를 보상 받는 것이기도 하겠지요.. 올해는 날씨가 예년에 비해 추위는 덜해도 겨울이 길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벌써 두어 달만 지나고 나면... 보팅을 시작하는 시즌이 도래해 있군요. 올 해는 날씨만 주어진다면...좀 더 일찍 만나 뵙기를 바라겠습니다.. 너무 일러 낚시를 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니더라도 이제는 가구 수까지 알게 된 익숙한 섬.. 방파제와 아침 일출이 잘 어우러지는 섬의 조용한 포구에 닻을 내리고 싶습니다.. 함께 동행한 보트들의 선수를 나란히 두며...지난해의 어느때와 같은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기울이는 소주잔의 숫자 만큼일 새로운 항로의 도전에.. 함께 하여 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정해년 일 월 보트랑 드림 |